번역을 하다보면 특정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를 부르는 호칭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. 외국에서 주로 쓰는 표현인데 우리 말로 번역하자니 좀 이상해지는... 그런 표현들 말이죠.

지금 그 중에서 제일 머리 아픈 표현이 "넷토 군" 입니다.

록맨은 넷토를 "넷토 군"이라는 호칭으로 부른다.

일본에서는 くん이나 ちゃん 같은 호칭을 자주 사용합니다. 직역하면 ~군, ~양 같은 표현으로 자주 번역되고는 하는데, 록맨에그제와 같은 많은 작품에서 친구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죠.

문제는 한국에서는 ~군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도 않거니와, 친구들 사이에서는 더 안 쓴다는 점입니다. 넷토 군이라는 호칭을 그대로 "넷토 군"으로 직역해버리면, 나이 지긋하신 교장선생님 같은 분께서 주인공인 넷토를 부르는 호칭처럼 될 수 있다는 점이죠.

 

사실 이런 식의 직역 표현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, 피하고 싶은 건 사실입니다. 한 가지 방법 중 하나는 ~군이라는 호칭을 전부 무시하고 "넷토" "넷토야" 같은 표현으로 고정해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만,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. 외국인 이름이다보니 ~야 라는 호칭을 붙이는 거도 조금 어색한 면도 있다는 게 첫 번째네요. "마이클아, 우리 마이클아"... 같은 느낌이 되겠네요.

다른 하나의 문제는 작중에서 록맨이 "넷토 군"과 "넷토"를 구분해서 말 하는 장면이 있다는 것입니다. 자세한 내용은 작품 내용의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말 하기는 어렵지만, 작중에서 확실히 두 표현을 구분해서 쓴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. 호칭을 통일해버리면 그 장면들의 느낌이 죽어버리니까요.

 

다른 대안이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은 임시로 넷토 군으로 결정...

 

하지만 ~군을 대체할 다른 대안이 생각 나지도 않고, 써 보니까 의외로 이상하지 않은가? 싶기도 해서 임시로 "넷토 군"이라는 호칭은 유지했습니다. "넷토 군"이냐 "넷토"냐에 따라 대사의 글자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, 가능하면 빨리 대안을 떠올리고 싶긴 하지만...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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